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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제 친구 부모님이 독일 국채에 1억원 투자했다가 전부 다 날리셨대요.."

 

얼마전 회사 후배에게 뜬금없는 소리를 들었다. 아니 무슨 독일이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짐바브웨도 

 

아니고 국가 부도가 난것도 아닌데 국채에 투자해서 원금이 0원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알아보니 역시나 국채가 아니라 독일 국채 금리를 연계한 파생결함펀드(DLF)에 투자했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DLF란?]

 

DLF는 derivative linked fund의 약어로 파생결합증권(DLS)을 편입한 펀드를 말합니다. 파생결합증권(DLS)은

 

보통 주가나 통화, 이자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일정 기간동안 기초자산이 정해진 구간 안에서 움직이면 약정한 수익

 

을 지급하고 이를 벗어날 경우 원금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초고위험 금융상품입니다. 

 

즉,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우리은행의 DLF 상품은 국가가 망하지 않는 이상 원금과 이자가 보장되는 초안전자산인 

 

독일 국채가 아니라 단지 독일 국채 이자율의 움직임을 기초로한 초고위험 파생상품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럼 은행은 어떻게 이렇게 위험한 상품을 8,224억원이나 그것도 대부분

 

개인들(전체의 90%)에게 팔 수 있었을까??

 

추측컨데 판매당시 굉장히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보장하는 것으로 포장하여 판매했을 가능성이 높다.(그 이면에 숨겨진 커다란 손실의 가능성은 그 확률이 매우 낮다는 설명과 함께..)

 

우리은행 등에서 판매한 DLF 상품의 구조를 좀 더 구체적이고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 이상일 경우 = 연 4.2% 수익 보장

2.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65% 이하일 경우 = -100% 손실(원금 전액 손실)

 

금리란 쉽게 이야기 하면 이자율인데 우리가 흔히 이자율을 이야기할 때는 양수로 이야기를 한다. 1%, 1.5% 등등

 

근래 화폐의 가치가 급속도로 저하되면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마이너스 금리라는 개념도 등장했지만 역사상

 

독일 국채 금리가 -0.2%를 하회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때문에 DLF 상품을 판매하면서 은행에서는 -0.2%를 하회할

 

확률은 사실상 제로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4.2%의 고수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을 것이다.

 

쉽게 얘기해서 아프리카에 눈이 안오면 4.2% 수익, 눈이 오면 -100% 손실이 나는 계약을 했는데 그만 절대 있을 수 없던

 

일이라 생각했던 눈이 내리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0.65% 하회 중)

 

뉴스를 보니 결혼자금, 노후 자금, 퇴직금 등 소중하고 꼭 안정적으로 지켜나가야 할 자산을 투자하고 망연자실해 하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이 보인다.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 투자할 곳도 마땅치 않은데 4.2%라는 고수익에 독일 국채라

 

하니 안정적일 것이라 판단하고 투자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는 옵션, 파생상품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을 것이다.

 

아니 DLF가 파생상품이라는 것을 인지조차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피해자가 다수이고 손실액이 막대한 만큼 피해 보상에 대한 소송진행과 함께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옛날의 키코 사건과

 

상품의 구조도 유사해서 '제2의 키코' 사태로도 불리고 있는 것 같은데 주로 기업들이 타깃이었던 키코 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피해대상이 비교적 금융지식이 떨어지는 개인을 대상으로 발생한 피해라 판매한 은행 등 금융기관에 더 큰

 

책임소재가 지워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키코 사태 이후 위험 상품에 대한 설명 의무가 강화되어 왔기 때문에 피해를 

 

본 개인들이 위험성에 대한 고지를 제대로 받지 못했음을 입증해야하는 점은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개인적으로는 1차적 책임은 투자 상품에 대한 명확한 이해없이 투자한 투자자에게 있다고 보지만, 피해액이 크고 

 

금융기관에 비해 정보력도 떨어지고 상대적 약자에 지위에 있는 개인 투자자가 대다수인 만큼 일부 금액에 대한

 

보상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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